세상을 바라볼 땐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눈을 적절하게 번갈아가며 가져야한다.
아래는 재작년 겨울에 썼던 글이다.
내가 안암에 가기 싫어하는 이유는 나의 세상이 학교에 갇히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확한 명분이 있어도 이미 내가 마주하고 속해 있는 현실을 마냥 부정하는 것도 옳은 건 아니니 ... 최선이라는 생각은 안 들지만 그래도 올해 상반기를 잘 마무리 했다고 생각한다.
나에겐 모든 것이 당연하지 않은 것 같다.
아침에 침대에서 눈을 뜰 때, 좀 시원해진 밤에 항상 익숙한 신당 주변을 걸을 때,
오후에 지는 햇빛을 보며 청계천 옆으로 자전거를 탈 때. 매일 일어나도 나에게는 매순간이 새롭고 여전히 재밌고 흥미롭고 낯설다.
미친듯한 성장욕구의 바탕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나의 대답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었고, 위에서 내가 느끼는 나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때문이기도 하다. 좀 낙관적일 수 있으나
세상의 모든 흔적과 감정이 당연한 게 없기 때문에 나는 사소한 자극도 재밌고, 누리고 느끼고 싶은 것들이 많고 ...
이를 위해서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큰 에너지가 느껴지는 사람들은, 휴식을 '많이' 해서 에너지가 남는 사람들이 아니라
에너지를 잘 쓰고 잘 관리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믿는다.
평소 일보다도, 오히려 나의 삶에 있어서 세부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한 마일스톤 설정을 중시한다.
여러 득과 실을 따지고, 반복적인 회고와 성찰을 거쳐 가중치를 갱신하는 기계처럼 나의 선택을 피드백하고 진화시키곤 하는데,
그동안 여러 경험을 통해 fresh하게 깨달은 점이 있다면 -
"중대한 선택이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결정에 있어서 방법론이나 계획에 대한 고민이 길어지면 기회를 놓친다"는 점이다.
그래서 약간의 두려움도 있다. 나로서는 갑작스러운 결정?과 충동적인 탐색?이었으나
이 결정에 가장 큰 trigger는 감정적인 부분이나, 낭만에 취한 청춘의 선택이 아닌 /* 그동안 의식하고 있지 못했던 나의 열망 */이라고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HAU팀에 합류하는 것은,
- (거시적으로는)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내 열망을 확인하고 싶어서
- (미시적으로는)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확인하고,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폭발적으로 늘리고 싶어서
- (개인적으로는) 몰입하는 도전에 나를 던지는 것을 좋아해서
- (솔직하게는) 팀이 좋아서
- (이기적으로는) 내 성장을 위한 좋은 ground라는 생각이 들어서
결과로 말하는 사람이 되고싶다. 학생 장난이 아닌, 진짜 뭔가를 세상에 해내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사람
몰랐는데, 생각보다 아직도 주니어와 창업에 대해 여러 의문과 오해의 시선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무슨 상관인가? 어쨌든 행동하는 사람이, 평가만 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풍부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모든 것들엔 처음이 있고, 방황이 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처럼 // 쉽기 전까진 어려운 것이고, 성공하기 전까진 다 성공이 아니듯 ... //
하반기 나의 목표는, 나의 합류가 팀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
그리고 학창시절의 소중한 부분을 함께했던 똑똑하고 명랑한 나의 후배를 기억하며.
오랫동안 기억되고, 그동안 힘들었던 만큼 언제나 평안하기를
'ME > 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행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 (0) | 2023.08.19 |
---|---|
독개구리가 되기 위한 반성문 (1) | 2023.05.29 |
인사이트 메모 - Altos벤쳐스 포트폴리오사 채용설명회 (0) | 2023.05.04 |
인사이트 메모 - DDC2023 회고, 디디콘, 첫 컨퍼런스, 일단 해보는 것 (2) | 2023.01.28 |
인사이트 메모 - 매력적인 사람이란, 이미지란, 잘못된 개발공부 (0) | 2023.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