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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끄-적

내가 행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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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다. 신당역에서 이대역까지 약 50분 정도 걸리고,

웃기게도 이대역에서 신당역까지는 30-40분이 걸린다. 갈 때는 무지막지한 오르막길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에게 취미를 물어보면, 고민고민하다가 ... 별 건 없고

'카페에서 공부하기, 책 읽기, 그 카페에 이동하기 위해 자전거 타기'라고 대답한다.

 

취미가 뭘까?

취미는 내게 시간이 남았을 때, 하고 싶은 것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하는 것에 의무감이 들지 않는 것. 하고난 뒤에 행복감과 회복감이 드는 것 아닌가?

 

위의 기준이라면 100%, 나의 취미는 카공과 자전거 타기다.

그런데, 더욱 면밀히 살펴보면 자전거를 타면서 보는 풍경들과 카페를 다니며 경험하는 서울 곳곳의 

다른 분위기가 좋은 것이다. 오늘도 서대문역에 있는 카페에 처음 와서 글을 쓰고 있는데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힘들고 복잡해도 다시 행복해질 수밖에 없고, 행복해도 다시 힘들 수밖에 없고, 그럼에도 다시 행복해질 수밖에 없는 확실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 환상일지도 모르지만 지금으로선 확신이 든다.

 

가장 최신에 작성했던 지난 글을 보면, 나는 세상에 "사소한 자극"들이 너무 많아서 당연한 게 없고

느끼고 즐길 것들이 너무 많아 ... ! 라고 쓴 구절이 있었다.

 

나에게 사소한 자극이 무엇인가 .. 생각해보면, 말로서 정의되지 않지만 이러한 조각들로 풀이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자전거를 타면서 몇 초 동안 반복해서 스치는 사람들의 표정들에 나도 같이 행복감을 느끼는 것.

해가 질 때 잔잔한 노래를 들으면서 자전거를 탈 때 떠오르는, 나의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고민들.

소중한 기억들이 강하게 남아있는 곳들을 지나며 느끼는 아쉬움과 그리움.

화려한 도심을 지나며 생기는 세속적인 욕심과 동기부여.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 때로 어떠한 불안한 감정에 압도되기도 하고, 그만큼 압도적인 행복감을 느끼는 것의 반복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반복"이다. 불안한 감정에 압도된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좋고 나쁨이 골고루 반복된다는 것. 그래서 나는 필연적으로 언젠가 슬프지만, 언젠가 행복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재료들과 태도 또한, 나에게 넘쳐나니까.

 


감정적인 관점 말고, 학문적으로 접근해보자.

나는 이러한 나의 태도와 강점이 "회복 탄력성"이라고 생각한다.

회복 탄력성은 능력이 아닌, 학습 과정이라고 한다. 나는 그러한 과정을 거칠 수 있는 좋은 환경 속에 있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는 데 최적화된 사고방식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스스로 동기부여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데 진심이고, 그 동기에서 생기는 책임감을 느끼고, 그 책임을 다하며 발생하는 좌절에 막히고, 다시 전략을 짜고, 그 전략을 실천할 수 있도록 또다른 동기를 찾고.

 

나의 삶이 이런 파란 직선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렇게 우상향하고 있다는 것임은 확실한 곡선이라 할 수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 

2가지인데, 하나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팀에 있다는 것. 하나는 가치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

 

팀에 처음 합류할 때 적었던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정리하자면, HAU팀에 합류하는 것은,
- (거시적으로는)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내 열망을 확인하고 싶어서
- (미시적으로는)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확인하고,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폭발적으로 늘리고 싶어서
- (개인적으로는) 몰입하는 도전에 나를 던지는 것을 좋아해서
- (솔직하게는) 팀이 좋아서
- (이기적으로는) 내 성장을 위한 좋은 ground라는 생각이 들어서 

합류한 지 약 2달이 지난 시점인 요즘, 

돌아보니 정확히 위의 모든 것들이 충족되고 있다.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팀에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좋은 팀원들과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이 맞다"는 추상적인 표현이 참 어렵긴 하지만... 쉽게 말해서 삶을 대하는 태도가 비슷하기에 의사결정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데 있어서 더욱 서로를 쉽게 존중할 수 있고, 억지로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일상에서 생기는 각자의 이것저것을 진심으로 나눌 수 있다.

도저히 답을 알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해 함께할 땐, 대단한 팀원들과 함께한다는 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그보다 안도감과 감사함이 더 크다.

노력을 통해 이루어낸 것에 대해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회고하며 

자신이 배운 것에 대해서는 공유하는 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환경에 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가?

 

 


가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사람들의 삶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HAU의 브랜드 스토리에 담긴 "좋은 숙소를 찾는 것이 좋은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다"에 매우 공감한다.

여행의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자.

누군가에게는 매년 특정 시기에 떠나는 휴가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방향을 아예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동반자가 결정되는 경험이기도,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시작점이 되기도,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 다시 시작하는 쉼표가 되기도 한다. 

여행하면 "힐링"과 "설렘"을 떠올리지만, 단순히 힐링과 설렘이라기보단

일상에서 경험하던 것과는 매우 다른 어떠한 순간을 통해 변화를 시작하게 되는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기회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다양하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돈 버는 것도 중요하고, 회사가 성장하는 것도 중요한데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알고 사랑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에어비앤비가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일반적인 사람들도 자신들의 삶의 공간을 여행의 공간으로 탈바꿈 시킬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었고,

그것으로 인해 공간을 경험하는 것의 중요성이 좀더 보편적으로 바뀌었고,

여행을 다닐 때의 선택지도 더 풍부해졌다. 

 

우리팀은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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